읽을거리
둘 다 열둘이고 둘 다 동물이 나옵니다. 그런데 하나는 하늘의 길을 나눈 것이고 하나는 날짜를 세던 부호입니다. 우연히 닮은 것인지 따져 봅니다.

서양에는 물병자리·물고기자리 같은 열두 별자리 가 있고,
동양에는 쥐·소·호랑이 같은 열두 띠 가 있습니다.
둘 다 열둘입니다. 둘 다 동물이 나옵니다.
서양 별자리를 가리키는 조디악(zodiac) 이라는 말도
그리스어로 「작은 동물들의 고리」라는 뜻입니다.
이쯤 되면 같은 뿌리인가 싶습니다. 그런데 아닙니다.
| 서양 열두 별자리 | 동양 열두 띠 | |
|---|---|---|
| 무엇을 나눴나 | 해가 지나가는 하늘길을 열둘로 | 날짜를 세던 부호 열둘 |
| 시작 | 바빌로니아 (기원전 5세기 무렵) | 은나라 갑골문 |
| 동물은 | 처음부터 별자리 그림 | 나중에 붙음 |
| 무엇으로 정하나 | 태어난 날짜 | 태어난 해 |
| 한 칸의 길이 | 약 한 달 | 한 해 |
여기서 결정적인 차이가 보입니다.
서양 별자리는 한 달마다 바뀝니다. 동양 띠는 한 해마다 바뀝니다.
같은 열둘이지만 재는 자가 다릅니다.
하나는 한 해를 열둘로 나눈 것이고, 하나는 열두 해를 한 바퀴로 삼은 것입니다.
지구에서 보면 해가 일 년에 걸쳐 하늘을 한 바퀴 돕니다.
그 길을 황도(黃道) 라 합니다.
바빌로니아 사람들이 이 길을 30도씩 열둘로 나누고,
각 구간에 걸쳐 있는 별자리 이름을 붙였습니다.
그런데 여기에 오늘날 잘 알려진 어긋남이 있습니다.
★ 별자리 날짜와 실제 하늘이 맞지 않습니다.
지구의 자전축이 팽이처럼 아주 천천히 흔들립니다(세차운동).
2만 6천 년에 한 바퀴를 돕니다.
그 탓에 이천 년 전에 정한 별자리 구간이 지금은 한 칸쯤 밀려 있습니다.
「나는 양자리」인 사람이 태어나던 날, 해는 실제로 물고기자리 에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.
여기서 두 갈래로 갈립니다.
같은 사람이 서양식으로는 양자리, 인도식으로는 물고기자리가 되는 일이 그래서 생깁니다.

앞서 다른 글에서 본 대로, 십이지는 날짜를 세는 부호 로 시작했습니다.
동물은 후한 무렵에 가서 붙었습니다.
그리고 띠를 정하는 기준도 서양과 다릅니다.
| 언제 바뀌나 | |
|---|---|
| 서양 별자리 | 해가 다음 구간에 들어가는 날 (한 달마다) |
| 동양 띠 (사주 기준) | 입춘 (한 해마다) |
★ 「설날부터 새 띠」라고 아는 경우가 많은데,
사주에서는 입춘(2월 4일경) 부터입니다.
1월에 태어난 분이 앞 해 띠가 되는 까닭입니다.
우연이 아닙니다. 다만 서로 베낀 것도 아닙니다.
양쪽 다 달이 열두 번 차고 기울면 한 해가 된다 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.
달이 한 번 차고 기움 = 약 29.5일 29.5 × 12 = 354일 ≈ 한 해
해와 달을 함께 보던 문명은 자연히 열둘 이라는 수에 이릅니다.
바빌로니아도, 중국도 각각 그 길을 갔습니다.
같은 하늘을 보고 각자 도달한 수 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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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혀 안 만난 것은 아닙니다.
불교와 함께 인도의 점성술이 중국에 들어오면서
십이궁(十二宮) 이라는 이름으로 서양 별자리가 전해졌습니다.
당나라 때 번역된 『수요경(宿曜經)』 같은 책에 그 흔적이 있습니다.
그때 십이궁이 십이지와 나란히 적히기도 했습니다.
다만 서로 섞여 하나가 되지는 않았습니다. 각자의 셈을 지켰습니다.
| 잘못 알기 쉬운 말 | 실제 |
|---|---|
| 「별자리와 띠는 같은 뿌리」 | 각자 따로 생겼습니다 |
| 「별자리는 실제 하늘과 맞다」 | 세차운동 때문에 한 칸쯤 밀려 있습니다 |
| 「띠는 설날부터」 | 사주에서는 입춘부터입니다 |
| 「조디악은 별자리 이름」 | 원뜻은 「동물들의 고리」 입니다 |

둘을 같이 보고 싶다면, 서로 다른 자로 잰 두 개의 눈금 이라고 여기시면 됩니다.
어느 쪽이 맞고 틀리다기보다, 재는 방식이 다른 것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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